산드라 O. 케네디
“ 케네디야, C로 시작하는 C-E-N-N-E-D-Y.
헷갈리지마. ”
곱슬거리는 머리를 어떻게든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붉은 머리를 뒤로 넘겨 하나로 묶고, 여러개의 핀으로 삐져나온 머리를 정리했습니다. 숱 많은 머리와는 정반대로 눈썹의 숱은 적었는데, 그 아래론 올리브색에 가까운 녹색 눈동자가 보입니다. 콧잔등 위로는 옅은 주근깨가 자잘하게 뿌려져 있고, 툭 튀어나온 광대가 강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전체적으로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갖고 있지만 롱스커트와 카디건류의 헐렁하면서도 단정한 옷 위주로 입기 때문에 그런 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단정하고 별 특색없는 옷차림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는 점이라면 옷과 어울리지 않는 오래된 운동화와 두터운 양말 정도입니다. 변명하거나 지적하고 싶은 게 있을 땐 안경을 들어올리는 버릇이 있는데, 사실 안경에 도수는 없고 똑똑한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 쓰는 것뿐입니다.

01 / 인적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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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a Octavia Cenn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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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 181cm | 7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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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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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망 병과 : 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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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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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시민]
산드라 케네디는 모범적인 시민입니다. -그게 모범적인 학생이라는 의미가 되지는 않지만요, 특히 모범생이 ‘성적이 우수하다’는 뜻일 땐 더욱 더.-단정한 용모에 교과서적인 태도, 규칙에 순응하고, 애국심으로 넘쳐흐르는 것이, 자다가도 애국가를 들으면 벌떡 일어나서 3절까지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모든 미국 시민은 -몇몇 반동분자들을 제외한다면!- 자랑스러운 미국을 건설해나가는 훌륭한 이들이지만, 산드라 케네디는 조금 유난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그녀의 플레이 리스트에 들어있는 건 클래식 아니면 애국가 밖에 없다는 소문이 들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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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증적]
산드라 케네디에게는 조금, -아니 사실 많이- 편집증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모범시민이 아니면 안되는 것처럼 굴 때가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의 어머니처럼 보일까 걱정하는 것이겠죠. 한번은 체육 수업에서 배우는 복싱이 너무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수업거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듣지 않는 건 학생의 의무를 저버리는 거라는 선생님의 한마디에, 산드라 케네디는 곧장 자신의 글러브를 가지고 달려가 자기 상대를 한방에 때려 눕혀버렸습니다. 그리곤 상대를 일으켜 세우고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며 규칙에 따른 것일뿐이라는 걸 내내 읊어줬습니다. 상대가 질릴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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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보는]
산드라 케네디는, 그래요, 남의 시선을 무척 신경쓰는 사람입니다. 그 때문에 비굴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녀에게 있어 모범시민이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어른들이 말하는 ‘우리’에 포함되는 길은 아주 험난하게 느껴집니다. 때문에 매사 어딘가에 억눌린 것처럼 살고 있으며, 언젠가 마음껏 터뜨릴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하지만 산드라 케네디는 ‘우리’에 포함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설령 일평생 자신을 죽이는 것이라도요.
03 / 기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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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산드라 케네디의 어머니인 크리스틴 케네디는 6년 전 3건의 살인행위가 적발돼 체포되었습니다. 당시에 크리스틴을 체포했던 건 치안대의 에이스이자 그녀의 동생이었던 조앤 케네디로, 크리스틴이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미성년자인 산드라를 책임지고 맡아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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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엄격한 군인이자 모범시민인 이모와 함께 살게 된 산드라 케네디는 이전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됐습니다. 예전의 날뛰는 야생마와 같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과 같이 똑부러지는 모범시민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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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실, 그럴 수 밖에 없겠죠. 크리스틴 케네디에 대한 얘기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얘기니까요. 아주 먼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산드라 케네디의 일거수 일투족 뒤에는 꼬리표처럼 크리스틴에 대한 얘기가 붙을 겁니다. 그러니 산드라는 범죄자의 딸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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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산드라 케네디는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노력해서 겨우 중위권에 턱걸이를 하는 수준이죠. 그마저도 몇몇 잘하는 과목에 치우쳐 있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를테면, 프랑스어는 시험 전날까지 밤샘을 해서 겨우 C-를 받는 반면, 체육은 그 컨디션으로 곧장 실기테스트에 임해도 A+를 받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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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산드라 케네디는 원래 통역과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산드라의 성적과 적성은 그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게, 산드라 케네디는 보병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았는 걸요! 타고난 신체조건과 단순한 성격, 튼튼한 멘탈리티까지. 산드라 케네디는 정말 이를데 없이 완벽한 보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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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산드라 케네디는 자신의 이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옆집 할머니나 쓸 것 같은 산드라라는 이름도 그렇지만, 케네디Cennedy라는 성은 도대체 뭔가요! 산드라 케네디는 학교에서 미국 근현대사를 배울 적, 선생님이 말하는 케네디Kennedy가 자기를 부르는 건줄 알고 “네 선생님” 하고 대답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산드라는 근현대사가 현대사로 바뀔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케네디 후보’라는 별명에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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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산드라는 ‘샌디’라는 애칭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어지간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서야 호칭을 강요하진 않지만, 적어도 산드라의 성을 부를 땐 발음에 유의하는 게 좋을 겁니다. 혹여 그녀의 귀에 K발음이 들어가는 순간, 하루종일 C-E-N-N-E-D-Y로 이뤄진 철자 노래를 듣게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