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휴스턴
“ 난 계란 프라이가 싫어. ”
검고 짧은 머리는 멀리서 보면 제법 단정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위로 서툴게 자른 흔적이 남아 끄트머리가 들쭉날쭉하다. 빗질에 열심이라 뻗치지는 않았으나 아무리 그래도 길이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머리카락을 자를 때 헷갈렸던 탓에 귀를 덮는 옆머리의 상황도 비슷하지만 그래도 앞머리만은 무사하다.
허여멀건 얼굴은 건강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며 얼굴 곳곳의 점들이 이를 더욱 부각시킨다. 전체적인 이목구비가 그리 뚜렷한 편이 아니지만 두 눈동자만은 이목을 사는데, 검은 머리와 어두운 색의 옷 사이에서 눈만 비취색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입고 있는 검은 후드 티와 청바지는 질 좋기로 소문난 브랜드의 물건이지만 사이즈를 크게 입어서인지, 구부정한 자세 때문인지, 아니면 천성적인 무기력한 분위기 탓인지 주인을 볼품 없게 만드는 데에 한몫했다.
상술한 루즈 핏의 착장 덕에 몸의 노출이 거의 없다. 얼굴과 목, 손끝, 그리고 검은 스니커즈를 구겨 신은 발목 외에는 꽁꽁 싸매고 있다.

01 / 인적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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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y Hu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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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 170cm |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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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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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망 병과 :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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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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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없고 순종적인 / 참을성 깊은 / 내성적인
작년 담임이 적은 학생기록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
‘알렉산드라는 자신의 의무를 잊지 않는 학생입니다. 종종 수업 시간에 학업과는 관계 없는 글을 쓰기도 하지만 과제나 소테스트에 성실한 태도를 보이며 어려운 문제에도 회피하지 않습니다. 보통 딴짓이 잦은 아이들은 문제를 피하는 경향이 큰데, 알렉산드라는 오락과 의무를 정확히 구분하며 인내심도 깊습니다. 놀거리에 정신이 팔려 자신이 해야할 일을 잊거나 미루는 일이 없죠.
취미로 글을 쓰는 것 외에는 욕심이 없고, 글도 어디까지나 취미라고 딱 선을 긋는 학생입니다. 우리들이 현재의 미국을 이룩하기 위해 얼마나 힘썼는지 이해하고, 눈부신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서 시민 개개인의 근면한 노력이 필요함을 확실히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부분에서는 성인보다도 뛰어납니다.
자신보다 전체를 우선시하는 점이 타 학생의 귀감이 되면 좋겠지만, 사교성이 좋은 편이 아니라 아쉽군요. 교내에 특별히 가까운 친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요. 이렇게 미적지근한 학창 생활이라니,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하루하루를 뜨겁게 보내도 좋을 텐데 말입니다.’
03 / 기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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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본명 알렉산드라 니콜라스 휴스턴 Alexandra Nicolas Huston. 학생들 사이에선 니키라는 별명이 더 유명한데 유래는 그의 온라인 아이디인 nicky0909 -으레 그렇듯 모든 포털에서 같은 아이디를 돌려쓴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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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취미로 텀블러 쪽에서는 로맨스를, 레딧에서는 괴담을 연재하며 빠른 업로드 속도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10대 사이에서 히트 친 작품들이 많다. 원래는 자기 활동을 알릴 생각이 없었으나 예전부터 고교 시험 기간에는 연재가 뜸해지는 걸로 학생이란 추리가 있었고 그러다가 학교 컴퓨터로 글을 쓴 게 딱 걸려서 잠시 화제가 되었다. 그 이후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이 -진짜 팬이어서 그렇든 아니면 너드를 놀리려는 의도이든- 틈만 나면 ‘헤이 니키, 다음 화는 언제 나오냐?’ 라고 물어 소소하게 귀찮아한다. 그래도 답은 꼬박꼬박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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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톨레도 크로프턴 고등학교에는 작년에 전학왔다. 주 단위로 이사한 탓에 동네에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예전부터 모친인 휴스턴 대령의 발령 위치에 따라 이사가 잦았으며 친구를 잘 사귀지 않는 성격 탓에 지난 학교에서 연락을 하는 친구는 딱히 없다. 향수병과도 거리가 먼 편이라 특정한 장소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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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휴스턴 대령은 희고 고른 치열이 인상적인 건장한 체격의 여성으로 일반 보병으로 시작해 투철한 애국심과 뛰어난 운동 신경을 바탕으로 빠르게 승진해 여러 번 공을 세웠다. 가끔 학교에 모습을 드러내면 모두들 니키와는 너무 안 닮았다고 요란을 떤다. 그 외 가족관계로는 결혼과 분가를 앞둔 20대 후반의 외삼촌 하나. 누나인 대령을 닮아 의욕적인 중학교 국어 교사다. 일찍이 생을 마감한 부친에 관련해선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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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계열 지망: 평소 성적은 딱 평균,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무슨 일인지 특수 병과 시험은 한 번만에 합격했다. 요령을 물어보면 글을 쓰다보니 긴 지문이나 논술 문제를 편하게 풀었다고 대답할뿐 길게 대답하지 않는다. 평소 정보 병과에 관심이 많았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하지만 표정이나 태도를 잘 살펴보면 건성으로 하는 말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의욕과는 상관없이 적성에 맞고 훈련 성과도 좋다는 건 변치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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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프라이: 싫어하는 음식을 물어보면 단박에 노른자를 깨지 않은 계란 프라이라고 답한다. 흰자가 병아리고 노른자가 영양분 부분인데, 일용한 양식이 되어 마땅할 노른자가 흰자와 분리된 게 마음에 안 든다나. 그렇다고 아예 프라이를 먹지 않는 건 아니다. 여담이지만 제일 선호하는 계란 요리는 스크럼블 에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