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리
“ 승리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
눈을 덮는 부스스한 더티 블론드. 탁한 갈색 눈동자. 끝이 선 눈썹과 짙은 다크써클, 깊은 눈두덩 따위가 굳게 다물린 입매와 함께 사나운 인상을 만든다. 군살 없이 마른 피부 아래로 단단한 근육이 두드러지는 체형. 떡 벌어진 어깨와 훤칠한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위압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오른쪽 머리칼을 땋은 붉은 리본으로도 스산한 풍채가 중화되지 않는다.

01 / 인적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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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ssa 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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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 188cm | 7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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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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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망 병과 : 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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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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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과 반대로 무척 점잖고 얌전하다. 하지만 내면에는 한 점만 보고 달리는 무쇠가 잠들어 있다. 융통성이 없고 영리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까라면 까는 저돌적인 성미는 오히려 사회의 규칙과 명령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작은 계기로도 싹트는 의리는 삽시간에 무한한 신뢰로 커져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정이 많은 만큼 적으로 돌리면 골치 아픈 상대.
03 / 기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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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4월 16일. 일명 '프레리독 사건'은 미국에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이 경악스러운 아동 학대 범죄의 범인은 탄광을 운영하던 리온 부부. 정의로운 익명의 고발로 세상에 드러난 이 사건은 실질적인 노동 자원 관리 문제와 2011년 유학생 간첩 사건 이후에도 해결할 점이 남아있는 이민 관리 문제를 재정비할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잊힌 이웃이 없는지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자식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가정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관이 출동했지만, 리온 부부의 자택에서 그들의 외동아들인 트라페즈 리온을 제외한 어떤 아이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신고자의 착각인 것으로 수사를 종결하려 했으나 굴착기로 작업 중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탄광을 우연히 들여다보자 그곳에서 십수 명의 아이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 신원 불명으로, 2000년대 유학생을 받던 시기에 함께 흘러들어온 외지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부는 그저 부모 없는 아이들을 거두었을 뿐이며, 이들을 모두 먹이고 돌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다고 진술했다. 아이들은 정부에서 마련한 특별 구제로 미국 국적을 받아 다른 가정에 입양되거나 보육원으로 보내졌으며, 리온 부부는 탄광 운영권을 국가에 반납하고 징역을 사는 등 강도 높은 처벌을 받았다. '프레리독 사건'으로 보도된 이유는 아이들을 구조했을 당시 자신들을 '프레리독'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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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리독 중에서도 타고난 체격과 지구력이 유독 뛰어났던 그는 아이들 대신 궂은 일을 당하고, 멀건 죽 한 그릇이라도 더 요구하는 등 자연스럽게 맏이 노릇을 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천성이 그것을 해내게 했다. 아이들은 싹 난 감자 한 알도 나누어 먹고, 차가운 흙바닥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잠들었다. 거칠고 힘든 시절이었다. 국가에 구조된 이후 '메이사 리온Meissa Rion'이라는 이름으로 신원을 등록했으나 고집스럽게 자신을 프레리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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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태생부터 점잖고 얌전한 사람은 아니다. 그가 한 명의 훌륭한 군인으로 자랄 수 있었던 건 국가의 지원과 장학금으로 톨레도 크로프턴 고등학교에 재학한 덕분이다. 교육을 통해 사회화에 성공한 케이스. 초등교육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건너뛰고 중등교육을 받았다. 글을 읽고 쓰고, 셈을 할 줄 아는 것만으로는 수업을 따라가기 무척 버거웠으나 방학마다 부족한 공부를 보충해 무사히 졸업했다. 그럼에도 고등학교 교육 또한 어휘력이 떨어지는 등 낮은 성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충실하고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혜택으로 구제받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된 그는 조국이 자신을 부른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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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다구가 있고 맷집이 좋다. 신체 효율도 높은 편이다. 이미 궁핍과 허기를 체득한 몸은 생활에 여유가 생긴 뒤에도 여전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일 수 있다. 프레리는 보병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게 교내의 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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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Please~')을 거절하지 못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탓인지, 싫은 말을 못 하는 탓인지, 곤경을 그냥 지나지 못하는 탓인지, 셋 다인지. 아침과 저녁 운동을 시작하기 전 떠돌이 개나 길고양이 밥을 챙기게 된 것도 졸업을 앞둔 선배의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벌써 3년 전의 일인데도 그만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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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을 받으면 붉게 반짝이는 갈색 머리칼과 총기가 어린 짙은 푸른색 눈동자, 눈매에 찍혀 있는 점이 인상적인 특출난 보병과 학생. 62년 NARA 출범 당시 아서 도미닉 대통령을 보좌했고, 지금까지 정치인을 배출하며 백악관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시시어 가의 장녀. 알테 미시시어Arte mississier는 프레리가 고등학교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친구이자 그의 단짝이다. 프레리의 머리칼을 가닥가닥 땋아두는 버릇이 있던 그는 크리스마스 방학이 끝난 뒤에도 학교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런 전조도 없었고, 누구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와 가장 가깝게 지냈던 프레리조차. 이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프레리는 눈에 띄게 말수가 줄고 우울하다.
04 / 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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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 | 피가 섞인 건 아니지만 성씨를 나눈 형제. 비록 미어(트라페즈 리온)가 리온 부부의 친자이기는 하지만 미워하기는커녕 리온의 할머니에게 입양되어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랐다. 미어는 프레리독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했고, 그도 부모를 잃은 거나 마찬가지므로 프레리는 그를 동정하고 측은하게 여겼다. 톨레도 크로프턴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세상에 둘밖에 없는 것처럼 딱 붙어 지냈으나, 지금은 다르다. 프레리는 이 모든 자유를 누리게 해준 연방에 감사하는 마음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미어를 이해하지 못했고, 충돌하는 일이 점점 늘어났다. 마치 개와 고양이처럼. 여러 차례의 경험 끝에 일부러 깊은 대화를 피하고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등 다투지 않는 요령이 생기기는 했지만 분명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