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M3MY님 커미션 작업물입니다.)
콜리스 클레어엑텀
“관심 갖지 마, 귀찮아.”
귓가를 맴도는 길이의 은색에 가까운 흰 머리카락, 그리고 창공을 빼어닮은 청색의 눈동자. 묘하게 그을려 명암이 깃든 허여멀건한 피부. 그리고, 넋을 놓은 듯 얼굴에 선연히 묻어나오는 우울. 높고 맑은 가을 하늘보단 눈이 오기 직전의 겨울 하늘을 닮은 콜리스의 첫인상.
평균을 살짝 웃도는 키에 긴 팔다리 덕에 수치보다 더 큰 느낌의 덩치. 그러나 마냥 부해보이지는 않는, 얄상한 뼈대의 그림자. 종합해 보자면 그냥, 운동 꽤나 안 했을 법한 느낌의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마냥 깔볼 수 없는 무언의 느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헐렁하게 헤어진 브랜드 미상의 진을 두툼하고도 흉물스러운 벨트와 함께 끼어입고, 후드 집업은 언제나 자신의 팔 한 켠에 걸어놓고 다니는 민소매의 인물은 요약하자면 콜리스였다. 계절감을 종잡을 수 없는 믹스매치 였음에도 마냥 부조화는 아닌 것이, 꼭 콜리스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만 같다고 스스로 자조하곤 했다.
요약하자면 콜리스 클레어엑텀은 이렇다. ‘누군들 이해하지 못할 우울감에 찌든 히피 키드.’


01 / 인적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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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is Claira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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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 174cm | 5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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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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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망 병과 :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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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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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된 우울 / 회의주의]
무너진 것을 다시 쌓아올릴 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종종 잊지 못해 괴로웠다.
비단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본 일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이 시대가 걸어온 길로 인해 피어오른 기류를 느낄 수 있었으므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난 극복의 서사에는 언제나 희생의 그림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콜리스는 구조의 소생보다 이미 지나간 죽음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었고 그렇기에 그녀의 심연은 언제나 반사된 회빛의 먹구름색을 띄었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무색할 만치 원래 그런 인간이었으니까.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음직한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이런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의 내재된 감정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기에 그냥 그렇겠거니, 체념하며 살아갈 뿐.
콜리스 클레어엑텀의 사고회로를 뜯어서 보자면 늘 다른 주제를 같은 방향으로 끌고 감이 자명할 정도로 정지되어 있었다. 화두가 제시되면, 결론을 낼 때까지 내내 의심하고, 방관하며, 체념하다가 마지막에 되어서야 타인의 의견에 동의를 표하는 식의. 타인의 말에 휘둘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누군가의 언질 한 번에 의견을 내기도 했고, 알겠노라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마냥 의심하며 공수표를 던지는 회의주의 보다는 끝에 가선 다른 이들에게 휘말려 강제된 한 표를 행사하는 식의 회의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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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맞물린 톱니바퀴 / 주관 없는 지식인]
우울하고 무기력한 클레어엑텀이 그렇다고 새로이 세워진 이 사회에서 필요 없는 잉여인가 하면 그것은 아니었다. 꺼져버린 불꽃일지언정 그렇다고 다시 불 붙여질 여지조차 남아있지 않은 존재는 아니었으므로. 오히려 어디에도 끼워맞출 수 있는 만능 톱니바퀴에 가까웠다. 상대의 말에 자신의 정체성을 휙휙 바꾸어 주어진 일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이었으니까.
요약하자면 클레어엑텀은 그럤다. 주관을 세울 기력조차 없어 타인이 세운 깃발 아래 들어가 주어진 역할은 행할 수 있는. 오히려 주어진 일이 있다면 훌륭한 인재 쪽에 속하는, 엇도는 구성원인가 싶다가도 쓸모를 찾아줄 수 있는 존재. 사족없는 복종. 그러나 배후에 숨겨진 누구도 알 수 없는 심연의 우울과 회의. 딱 그정도가 그녀를 구성했다.
03 / 기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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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is |
자신과 부모님, 그리고 숨이 붙어만 계시는 할머니까지 총, 4명의 식구로 구성된 가족이 있다. 부모님은 공장에서 특출나지 않은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생존하며, 할머니는 실상 생을 붙잡고 있는 것이 주된 일과. 유복하지는 않은 집안에서 나고 자라 욕심 없을 것을 교육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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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ir |
학교 생활을 기술하자면 그야말로 ‘무난한 상위권.’ 어디 하나 뒤처지는 과목 없이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은 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은 그녀가 가진 유일의 능력이었고 그것을 적당히 쓰는 데에 도가 텄다.
그 와중에 항공과에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는 지극히 또 클레어다웠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능히 행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적어도 가장 적은 시선을 받고, 또 가장 넓은 면적에서 일할 수 있음이 보장되는 분야가 항공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눈 색과 빼닮은 창공을 비행하는 꿈을 콜리스는 종종 꾸곤 했다. 그리고 그것이,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콜리스에게 ‘썩 나쁘지 않음’은 곧 ‘마음에 듦’과 동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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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um | 그리고 기타 클레어엑텀에 관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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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스가 좋아하는 것 :
- 구식 카세트 플레이어
- 아주 예전의, 영국의 락 밴드 음악.
- 시나몬이 들어간 크럼블드 애플파이.
- 죽음과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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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스가 싫어하는 것:
- 국가가 싫어하는 것들
- 또한, 죽음과 고요.
- 민트가 들어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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