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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의 침묵

Das  Schweigen der Sirenen

<입주신고 명단>

카자 올란_인장.png

수배자

< Kaja Olan >

나이

키 / 몸무게

분류

참여동기

49세

186cm/71kg

수배자

카자 올란을 이끄는 것은 언제나 강렬한 호기심이며, 불확실에 대한 탐구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는데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다면 그건 카자 올란이 아니지.

“ 너무 힘 빼지 말게. ”

[외형]

특징이라 할만한 것은 단연 초록색으로 물들인 머리 끄트머리다. 굳이 염색약같은 사치품을 구해 물들이기에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가 싶다가도, 아무렇게나 헝클이고 다니는 빛바랜 산발을 보면 그건 또 아닌 듯하다.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걸고 두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설렁설렁 걸어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그러나 느슨하게 늘어져 있다가도 표정을 굳히고 기묘하게 흐린 올리브색 눈으로 쏘아보면 제법 매서운 인상이 된다. 한번 그것을 알아차리면 팔다리에 희미하게 남은 흉터나 손바닥을 채운 굳은 살 따위가 눈에 띄고, 의외로 걸음걸이는 군인의 그것에 가까우며, 구부정한 허리를 쭉 펴면 생각보다 키가 커 대부분을 내려다본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성격]

쓸 데 없는 분쟁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매사 느긋하고, 타인과 부딪힐 일이 있으면 먼저 한발 물러서는 부류의 인간이다. 대체로 연장자에 속하는 나잇대다 보니 다른 이들을 너그럽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타인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느냐 하면 때때로 그런 면을 보이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 제가 내어줄 수 있는 아량을 면밀히 재어 나눈다. 과도하게 무례한 인간은 가차없이 내버린다.

느슨하게 보이는 외양이나 태도와 달리 카자 올란의 생활양식은 꽤 규칙적인 형태를 띈다. 그럼에도 그가 변칙적인 인간으로 간주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그건 그가 가진 본연의 호기심 탓이 크다. 한번 의구심을 가지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자신이 생각하는 합당한 이유를 찾고, 많은 이들과 의견을 나누기를 즐기며, 때로 해답을 찾기 위해 다소의 위험도 감수한다. 그가 스스로의 호기심을 해결하기도 전에 접는 것은 공동체의 위험에 직결되어 있을 경우에 한한다.

 

직관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그 직관은 대체로 몇십년간 쌓아온 경험에 기초한다. 결정의 바탕에는 스스로가 정해둔 선이 있으며, 그것이 윤리적인 문제이든, 생존에 대한 문제이든 자신이 보기에 아닌 것은 두 번 돌아보지 않는다.
 

[기타사항]

- 자원이 부족한 이스트월사이드에서는 쓸모없는 사치품에 불과한 데도, 굳이 염색약을 구해다 머리 끝을 물들일 때가 있다. 이로 꽤 유명한 탓에 종종 그에게 염색약을 들고 와 다른 물품과 교환해가는 사람들이 있다.

- 구리 동전 하나를 갖고 다닌다. 심심할 때면 종종 손으로 튕기고 있다.

 

- 느긋한 태도 탓에 그를 이주민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그야 수배자라기에는 정부에 반발하는 태도나 언행을 하지도 않고, 이스트월사이드의 삶에 순응하듯이 살고 있으니까. 수배자라는 사실도 카자 올란과 비슷한 시기에 이스트월사이드에 있었던 이들만 종종 입에 올릴 뿐이다. 무엇으로 수배를 당했냐 물으면 애매모호한 미소만 지을 뿐 답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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